원유는 왜 달러로만 결제될까? (feat, 중국 위안화는 원유결제를 달러 대신 대체할까?)

우리는 "기름값이 리터당 얼마다" 라고 이야기 하지만 실제 뉴스에서 보시면 국제적으로 원유는 달러로만 결제됩니다. 그러면 왜 달러로만 결제할까요? 우선 사우디 입장과 미국 입장을 보아야 합니다. 

 

■ 1.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안보 불안

사우디는 1932년 독립 이후에도 안보불안에 시달렸습니다. 1960~1970년대 사우디는 무기 수준이 여전히 낮았고, 사우디 주변 국가들은 사우디를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의 위협은 거대했습니다. 

 

또한, 사우디의 거대 유전 지역이 동쪽 페르시아만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지역에는 수니파가 다수인 사우디에서 전체 인구의 10%인 소수파인 시아파가 집중적으로 살고 있는 지역이 였습니다. 만약 이란이 사우디 내에 소수 시아파를 지원해서 반란이라도 일으키면 사우디로써는 공포일 것입니다. 

 

반란뿐만 아니라 주변국가들이 사우디를 동시 침공하기라도 한다면 사우디 입장에서 엄청난 공포가 될 것 입니다. 

 

이에 사우디는 1974년 미국과 협상을 하여 원유를 결제할 수 있는 통화는 달러로만 지정합니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미국국채도 구매를 하게 됩니다. 이에 미국은 사우디에 최첨단 미국 무기를 판매하고, 미군을 사우디에 주둔하여 사우디의 안보를 보장하는 조치합니다. 심지어 1980년 1월 카터 대통령은 '카터 독트린'을 통해서 페르시만의 적대 행위는 미국의 공격으로 간주하여 사우디를 적극적으로 보호합니다. 

 

 

■ 2. 미국의 달러 패권이 흔들리다

미국은 1960년대 베트남 전쟁을 치루면서 엄청나게 군비를 지출합니다. 그 과정에서 달러를 많이 찍어내면서 달러의 가치가 하락합니다. 더군다나 당시에는 금 1온스에 35달러로 교환해주는 브래턴우즈 체제여서 미국은 해외 국가들이 원하면 달러를 금으로 바꿔줄 수 있어야 했습니다.

 

미국의 군비지출에 달러 가치에 대해서 의구심을 품은 국가들이 속속 증가합니다. 특히 프랑스의 드골 대통령은 도저히 달러를 믿기 어렵다고 말하며 달러를 금으로 교환하여 프랑스로 가져갑니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스위스 등의 미국 서유럽 동맹국들이 자꾸 달러를 금으로 바꾸니까 금 보유고 점점 바닥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1971년 8월 13일 유럽 최대 동맹국인 영국마저 달러를 금으로 바꾸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내면서 사태는 더욱 심각합니다. 일단 미국은 시간을 끌어서 대책을 강구합니다. 회의를 한 결과 1971년 8월 15일 닉슨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TV를 통해서 금과 달러의 교환을 '일시적으로' 중단합니다. 물론 이 일시적인 조치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금과의 연결고리가 끊긴 덕분에 금의 유출은 막았지만 달러의 가치는 하락합니다. 더 이상 다른 나라에서 달러를 가치있게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그러다가 미국은 사우디의 안보 문제를 해결하는 조건으로 주기적인 미국 국채 매입과 달러로만 석유 대금을 결제하게 협상을 맺어서 달러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 3. 위완하는 달러를 대신해서 원유결제를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위와 같은 사우디와 미국의 동맹에 조금씩 균열이 가게 됩니다. 2010년대 초반 셰일혁명으로 인해서 미국의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중동의 석유의존도를 낮추게 됩니다. 미국은 이제 사우디의 부정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거기다가 2019년 드론 공격으로 사우디의 최대 석유 국영회사인 '아람코'의 석유시설이 공격을 받았음에도 미국은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않아서 사우디는 배신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자 사우디는 미국을 대체할 수 있는 국가를 찾게 되었는데, 바로 러시아와 중국입니다. 러시아 및 중국으로부터 최신 무기를 수입하여 안보 불안에 대응하고 경제협력을 맺어서 미국 중심 동맹에서 탈피하려는 중입니다. 

 

그러다가 사우디 내에서 1974년부터 유지해온 원유결제 방식을 달러에서 위안화로 대체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미국을 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사우디가 미국과 완전히 헤어질 것이 아니라면 당장에 위안화로 석유 결제 통화를 바꾸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우디는 이를 통해서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넓혀서 미국이 자신들을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